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지음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물건이든 사람이든, 사랑하고 아낄수록
그 대상에 작은 흠집만 나도 크게 아프고 상처받는다.
마찬가지로 가족도 지나치게 가까운 사이이기에
오늘도 당신이 밤을 지새워가며 고민하는 건지도 모른다.
미우면서도 사랑하고 사랑하면서도 미운 관계들,
가족을 비롯해 친구, 연인, 친인척, 이웃 등 다양한 관계 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은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을 부러워한다는 것은 당신이 그가 가진 어떤 특성을 동경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되길 원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특성을 추구하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녹여내면 된다.
밑바닥에 있는 사람에겐 올라갈 일만 남았다.
어느 정도 올라간 사람은 그 상태를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차피 나아가야 한다면 스스로가 믿는 그 길을 천천히 나아가자.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편이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일보다 훨씬 더욱 생산적이지 않을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지만,
반대로 원하는 대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 또한 인간관계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결국 남을 사람은 남는다.
그 후에는 당신과 잘 맞는 그 사람과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가면 된다.
완벽주의 성향이 심하거나 강박관념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당히'라는 단어를 늘 염두에 두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 '적당히'란 자포자기하며 대충 사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적당히'란 때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고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도록
상황마다 필요한 제스처를 취하는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갖추는 게
'적당히'의 정의라고 본다.
타인과의 관계는 중요하지만,
'나'와의 관계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에게나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그저 외로운 순간이 아니다.
자신을 편하게 대해주고 위로해주는 시간이자 진취적인 사고를 극대화할 기회다
눈치 없는 사람은 적당히 하는 법을 모른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일, 열정을 쏟는 대상에 온 마음을 다하는 일을 제외하면
때로는 멈춰서서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도록 하자.
무언가에 집착할 필요 없다.
행복한 사람은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는 일도 없는 법이니까.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은 각각 어떤 특징이 있을까.
사실 그런 건 없다.
나는 사람을 학술 용어 분류하듯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자존감 높은 사람의 일곱 가지 특징' 같은 글들은 너무나 추상적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그만큼 해석이 다양해 잘못 받아들이기 쉽다.
그리고 잘못된 정보의 틀 안에 나를 가두게 된다.
이는 자신을 왜곡하여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
남을 잘 챙기고 위로하는 사람 중에
정작 자신을 위로할 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본인에 대한 기준이 높아
자신이 실수하는 상황을 극도로 경계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알고 문제를 바로잡는 자세,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자세는 좋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나친 엄격함은 자신을 무너뜨리는 발단이 된다.
실수에 민감할수록 그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상처를 주니 고통이 끝나지 않는 것이다.
부정적인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그 상황에서 벗어날 의지를 잃게 된다.
집착이 생기는 이유는 상대에게 과한 기대와 환상을 품기 때문이다.
집착이 심한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가 들어주지 않을 때
더욱 집요하게 그 대상에 매달린다.
즉 집착은 이기적인 마음과 욕심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사랑'과 '집착'을 혼동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은 내가 소유할 수 있는 사물이 아니다.
'좋았어', '괜찮았어' 등의 표현은 나의 감정이나 일상을 묘사하기에 추상적이다.
상대에게 내 생각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을 나눌 방법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오늘 기분이 어땠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소통이 그만큼 원활해진다.
너무 사소해서 별것 아닌 방법처럼 보이겠지만,
구체적인 표현은 연인과의 교류를 늘이고 갈등은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 당장 웃을 수 있는 일은 주변에 널려 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이는 코웃음을 치면서 고작 그 정도로 행복해질 수 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나는 되묻고 싶다.
이렇게 소소한 행복도 느낄 수 없는데,
어떻게 큰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겠냐고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소소한 만족감이 모여 이루는 시간이다.
힘들고 막막한 때일지라도 작은 웃음으로 긴장을 해소할 줄 안다면,
이미 당신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게 아닐까.
기본적인 생계는 유지하면서 도전을 이어나가자.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드는 사람은 용감한 것이 아니라 무모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할 수 없는 일에는 도움을 구할 줄 알아야 한다.
타인의 도움 없이는 어느 누구도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대화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의 공통점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점이다.
간단해보이지만 사실 이는 쉽지 않다.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또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한다.
그런 욕구를 억누르고 남의 말을 차분히 듣는 일에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니 상대방의 경청을 자신의 권리라 생각하며
당연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지음, 이다영 그림, 스튜디오오드리, 2021